레시피 뭐가 중요하지? 13

장흥 소머리 명가 한라 소머리 국밥

장흥가서 한 끼를 먹는다면 이 음식을 선택하지 않을까 한다. 혼자 먹기도 좋고 여럿이 먹기도 좋은 것이 국밥.해장이든 한 끼 식사로 좋은 곳이 한라소머리국밥이다. 장흥 시장 중간에 있다. 소머리국밥, 돼지머리 국밥 등이 주메뉴다. 전국에서 먹은 소머리 국밥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다. 소머리에서 나오는 고기양이 적어서 따로 소고기를 넣어서 국밥을 만다. 내가 세 손가락으로 꼽는 곳은 강릉 주문진 철뚝집, 서산 해미의 우리집 그리고 여기다. 건더기 많고 국물 깔끔한 것이 입에 딱 맞았다. 군위의 다락재 또한 괜찮았지만 장흥 한라식당에 밀렸다.

시간이 쌓인 맛

돼지 관련 식당을 창업하면서 신경 쓴 식재료 중 하나가 새우젓.어떤 재료든 다 똑같이 신경을 썼지만 드셨던 분들이 이게 원래 이런 맛? 류의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게 새우젓.1년 6개월의 숙성, 시간이 쌓인 맛이 내는 결과물의 단순, 명료, 깔끔한 맛에 다들 놀라신다.새우젓이란 게 그저 그런 맛인 줄 알았던 이들이 새로운 듯싶지만 수입 새우젓에 익숙해져 잊었던 맛을 '맛'나고 있다.맛을 깨닫는 곳칠흑이 되어 가고 있다.

직원식 혹은 스텝밀

스텝밀이라고 하는..남들이 먹는 시간을 뺀 시간에 먹어야 하는 노동식이다.식당 오픈하고 나서 안 것은 시스템이 없으면 밥 먹는 시간조차도 없다는 것이다.돌아서면 쌓이는 것이 설거지와 식사를 내기 위한 준비. 준비를 하다 보면 또 쌓이는 설거지무한 루프다. 알바를 미리 못 구한 원죄의 굴레다.그럼에도 허기를 달래기 위해 나를 위한, 동료를 위한 밥을 한다.고기 국물은 맛을 보기 때문에 질린다. 질리지 않게 스텝밀을 준비하는 게 또 내 몫이다.제주에서 온 표고버섯. 표고는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난다.육지는 이제 왔지만 제주는 이미 와 있기에 표고가 벌써 난다. 표고가 1년 내내 마트 가면 살 수 있는데 뭔 소리인가 싶지만, 그 버섯과 이 버섯은 같은 표고라도 향이 다르다. 일 년 내내 만나는 표고는 배..

소식 재배 쌀

2023년에 썼던 글.식당 창업을 하면서 사용할 쌀은 내가 주장해온 맛있는 쌀인 소식재배.용의 눈동자+고시히까리 두 품종을 혼합한 것이다. 물론 두 품종 모두 소식재배다. 말한대로, 글로 쓴 그대로 밥심을 위한 식당을 엽니다.#칠흑 #coming_soon맛있는 밥을 먹은 기억이 있나? 반찬까지가 아니라 그냥 밥만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은 “글쎄….”가 대부분일 것이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맛있게 먹은 기억은 많을 것이다. 같이 하는 이가 좋아서, 반찬이 맛있었기에, 장소가 맛없으면 안 될 것은 비싼 장소라서 등 이런저런 이유로 분명 좋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막상 ‘밥’ 하나만 따로 떼어 내서 생각해보면 답은 ‘없다’ 많을 듯싶다. 밥심으로 사는 민족임에도 밥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별로 없다. 밥..

밥솥 코팅과 쌀

코팅이 벗겨지면 중금속이 나올 수 있으니 그러지 말라는 기사다. '밥솥 중금속' 두 개의 단어로 검색을 하면 이런 류의 기사, 블로그, 유튜브가 차고 넘치도록 나온다. 근거가 무엇인지도 없다. 중금속이 얼마나 용출이 되는지도 없다. 생활의 팁이라고 친절하게 밥솥에다가 쌀을 씻으면 큰일 난다는 내용만 있다.  일단은 요새 쌀은 코팅이 벗겨질 정도로 박박 씻지 않는다.오히려 씻을수록 맛이 떨어진다. 살짝 헹구는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도정하면서 에어로 웬만한 이물질은 날려 버리기에 그냥 밥을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단은밥솥의 불소수지가 쌀 씻을 때 벗겨진다면주걱으로 박박 굵는, 설거지할 때 기름때 제거하려 수세미 사용하는 프라이팬의 불소수지 코팅이 더 걱정 아닌가? 코팅이 벗겨질 확률은 쌀을 씻을 때보다는..

삼각김밥

편의점에서 잘 안 사는 것이 삼각김밥.아무리 세일을 많이 해도 손이 잘 안 간다.그렇다고 아예 안 먹는 것은 아니다.그리고 가끔은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기 메뉴에 쓸 소스 만들다가 스치듯 지나는 생각이 이 소스로 버무려서 주먹밥(오니기니) 만들면 꽤 좋겠다는.김도 지주식 곱창김을 사용하면 좋을 듯싶은만든 소스에 밥을 버무리고 구운 김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만들었다.​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맛있었다.하루 20~30개 한정으로 만들어 식당에서 팔 생각이다.​

해물라면

보통 마른 오징어를 사든 생물을 사든 다리와 귀는 거의 먹지 않고 남겨 둔다.남겨 둔 다리나 귀는 육수를 내거나 할 때, 라면 끓일 때 건더기로 사용한다. 이게 멸치와는 또 다른 맛의 육수를 만들 수 있어 좋다. 특히 말린 오징어 다리가 더 좋다.해동 오징어를 산 김에 라면을 끓였다.마침 울진에서 사 온 비단조개도 있고냉동고에서 놀고 있는 밥새우까지 있기에 해물라면을 끓였다.물을 끓이고김치를 썬다. 꽁다리는 수채통으로 가지 않고 라면 물속으로 투입. 먹지는 않더라도 적절한 신맛이 있기에 맛의 중심을 잡아준다.면을 넣고 얼추 익을 즈음 밥새우, 조개 그리고 맨 마지막에 자른 오징어 다리를 넣었다. 그래야 질기지 않은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말린 것은 상관없다. 생물인 경우는 열을 많이 받으며 질겨진다. 넣..

물미역이 맛있을 때

겨울을 보낸 미역이, 사실은 바다는 지금부터 본격 겨울이지만.지금이 가장 맛있다.울진 오일장을 찾았을 때할매들이 많이 권하기도 하고 지나는 이도 많이 찾던 것이 물미역이었다.나도 조금만 쟁반 하나 사서(3천 원)비단조개 사 와서 미역국을 끓였다.자연산과 양식 미역의 차이가 무엇일까?환경의 별반 차이는 없다.양식은 사람이 선호(성장성이 좋은) 하는 품종을 키우는 것이고자연산은 비슷하지만 다른 품종을 그냥 채취하는 것일 뿐이다.갯바위에서 딴다면 들고나는 물에 의해 잠시 쉼이 있다는 것이 자연산의 장점일 것이다.쉼이 있는 자연산 수산물이 양식하고 차이 나는 것이 이것이 아닐까 한다.쉬고 안 쉬고 말이다.우리도 쉼 없이 무엇인가를 끓임 없이 한다면 우리의 몸과 정신은 남아나지 않듯이 말이다.딱 지금 이 기기에 ..

버릇처럼 말하는 비과학 1_잡내 나는 고기는 상한 고기다.

고기의 잡내는 날까 안 날까? 인터넷을 뒤져 보거나 혹은 방송에서 알만한 이들이 잡내를 제거하고 조리를 하라고 하니 그리해야 할 듯하지만, 막상 요리를 하려고 냄새를 맡아보면 딱히 무슨 냄새가 나는지 갸우뚱하게 된다.먼저 답부터, 예전에는 냄새가 났고 지금은 나지 않는다. 만일 지금 냄새가 난다면 그건 상했거나 상하려고 하는 고기다. 지금의 환경에서는 냄새가 날 틈이 없다. 도축서부터 식탁까지 모든 과정이 콜드체인 아래에서 유통한다. 도축 후 하루 동안 0도 근방에서 계류를 한다. 그러고는 부위별로 나눈 다음 진공포장을 한다. 공기를 없애는 것은 부패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진공 상태에서 냉장차로 이동하고, 작업한 다음 냉장 쇼케이스에서 진열한다. 소비자가 사서 집으로 오는 과정을 빼고는 대부분 냉장고 안..

우리흑돈 앞다리 조림

11월 30일부터 숙성하고 있던 앞다리살.2kg 정도 되는 덩어리 일부를 잘라 찜을 했다.찜이라기보다는 간장 양념에 조린 것이다.자작 자작한 국물이 있으면 보통 찜이라고 하는데찜은 쪄야 하는데 이건 물에 삶았으니 조림이다. 숙성한 우리흑돈과 제철 제주 당근으로 조림을 했다. 숙성한 우리흑돈 앞다리살, 돼지고기를 숙성해 보면 소고기처럼 드라마틱 하게 맛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경험이 그렇다. 소고기는 숙성한 것의 포장을 풀었을 때 향긋한 요구르트 향이 나는 반면에 돼지고기는 비슷한 냄새조차 없다. 조리하면 달라지겠지 해도 쿠팡이나 컬리에서 배송받아서 조리하는 것하고 향이나 맛에서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조금, 그나마 숙성을 통해 조직감이 약간 부드럽다는 차이 정도. 그래서 돼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