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부터 숙성하고 있던 앞다리살.
2kg 정도 되는 덩어리 일부를 잘라 찜을 했다.
찜이라기보다는 간장 양념에 조린 것이다.
자작 자작한 국물이 있으면 보통 찜이라고 하는데
찜은 쪄야 하는데 이건 물에 삶았으니 조림이다. 숙성한 우리흑돈과 제철 제주 당근으로 조림을 했다.
숙성한 우리흑돈 앞다리살, 돼지고기를 숙성해 보면 소고기처럼 드라마틱 하게 맛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경험이 그렇다. 소고기는 숙성한 것의 포장을 풀었을 때 향긋한 요구르트 향이 나는 반면에 돼지고기는 비슷한 냄새조차 없다. 조리하면 달라지겠지 해도 쿠팡이나 컬리에서 배송받아서 조리하는 것하고 향이나 맛에서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조금, 그나마 숙성을 통해 조직감이 약간 부드럽다는 차이 정도. 그래서 돼지고기를 숙성했다고 자랑하는 식당의 문구를 거의 믿지 않는다. 내 경험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11월 30일이니 12월과 1월 그리고 어제가 13일 이니 거의 70일이 넘게 숙성했다. 진공포장을 해 김치냉장고에서 숙성했다.
내 생각으로는 돼지고기 숙성 어쩌고저쩌고는 그냥 참고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암튼
레시피는
1. 앞다리를 자르고는 물을 끓인다.
2. 물이 끓으면 고기를 천천히 넣는다. 그래야 핏물이 빠져나오지 않고 고기 내에서 굳는다.
3. 간장, 설탕, 마늘을 넣고 1시간 정도 끓인다. 간을 하면서 준비한 제철 당근을 넣는다. 원래는 1월이 제철인데 올해는 늦었다.
4. 물이 1/2 정도 줄면 감자 전분을 찬물에 개서 넣는다. 대충 한 스푼 정도의 감자 전분이다.
5,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불을 끈다.
밥과 함께 먹는다.
겨울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나온 당근은 달다. 판매를 해야 하나 이번에는 판매할게 별로 없다고 한다. 못난이 당근밖에 없다고 하는 이야기에 조심스레 명칭 변경을 요청했다.
못난이 당근 대신 버금 당근으로 말이다.
우리말에 으뜸과 버금이 있다.
으뜸은 흔히 이야기하는 A급. 버금은 상품화가 하기 어려운 B급이다. 못난이보단 '버금'농산물 얼마나 좋은가?
세상에 못난 농산물은 맛없는 농산물이지 못생긴 농산물이 아니다. 식재료의 본질은 맛에 있지 모양에 있지 않다.
제철인 당근 버금이든 으뜸이든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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