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MD의 식탁 33

미끼를 물지 마라

식품 혹은 식재료에서 적게 생산하거나 적게 잡히면 귀하다고들 한다. 맛있다고 한다. 맛있다고 생각한다.나는 그 의견에 반대다.적게 잡힌다고 귀한 것은 맞을지 모르겠지만, 맛까지 귀하게 맛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여기대한민국 0.3%라는 돼지고기가 있다.0.3%라는 미끼를 무는 순간 호갱이 된다.저 숫자는 사육농가를 의미한다.자연산이라도 그전에 이런저런 문제로 희귀해진 것이지 맛있어서 그런 경우는 드물다.특히나 고기에서 이야기하는 특수부위는 특별나게 맛있는 부위가 아니라특별나게 적게 나는 부위라는 게 내 주장.이 돼지가 사육이 까다롭거나 힘들지는 않다. 다만 지금 키우는 돼지(버크셔 대신 랜드레이스)와는 다를 뿐이다.육질이 좋다고 알려진 버크셔가 랜드레이스 대신할 뿐이다.세 가지 돼지를 교배한 삼원 교배종..

식품 MD의 식탁 2025.06.18

주절주절 10

1곰탕을 끓이고 식히고 거르는 과정에서 라드가 항상 나온다.라드는 돼지기름을 굳힌 것으로 주로 비계를 구워서 만든다.우리 식당의 라드는 끓여서 만든 것이라 수분이 조금 있다.2수분이 조금 있기에 라드를 활용할 때 초반에 수분과 기름이 반응을 해뜨거운 방울이 튄다.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3고민 끝에 파, 마늘, 청양고추 맛기름을 만들었다.저온에서 수분을 날리면서 향을 더하는 작업이다. 라드가 처음보다는 덜 튄다.향 내는 시간을 조절하면 더 좋아질 듯4칠흑은 비가 오는 주말이나 비 오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아닌 빨간 부침개를 라드에 부쳐서 내준다. 일반 식용유와 다른 맛이 있다. 라드의 힘이다.5라드는 냉장온도에서는 고체 상온에서는 식용유처럼 액체 형태를 지닌다. 소기름처럼 상온에서 고체로 있..

식품 MD의 식탁 2025.05.05

주절주절9

1표고버섯을 키우는 방법은 두 가지.배지와 원목이다.배지는 시설비가 많이 든다. 표고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준다. 덕분에 사시사철 표고를 먹을 수 있다. 어디서든 항상 살 수 있다. '편리하다'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것이 있다. 항상 먹을 수 있게 되었으나 향을 잃었다.2원목은 시설비라는 게 배지 재배에 비해 덜 든다.해를 가릴 수 있는 천막만 있어도 가능하다.비용이 덜 드는 대신 시간이 배지에 비해 세 배 정도 들어간다.균을 접종하고 1년 6개월 뒤에 버섯이 나오고 봄과 가을에만 수확이 가능하다. 3둘의 가격은 비슷하다.한쪽은 비용이한쪽은 노동력과 시간이 들어간다.그래서 가격이 비슷하다.맛은?식각은 뭐 비슷하나향과 맛이 다르다.표고는 향으로 먹는 버섯이다.선택을 무엇으로 할지 ..

식품 MD의 식탁 2025.04.27

지리산 하동에서 온 선물

지난주 지리산 하동에서 온 선물 보따리.다른 건 아직 맛을 보지 못했지만'생들깨강정'은 바로 순삭.참깨보다는 들깨라는 내 생각이 바로 맞아 떨어지는 맛이었다.요물이다.마침, 지난주 토요일 오전 8시에 tvN 방송의 너의 몸소리가 들려에 잠시 출연했는데 그 편이 오메가 3에 대한 방송이었다.거의 모든 작물에는 약간 혹은 많은 오메가 3가 있지만 우리는 오메가 6가 많은 옥수수 베이스의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 균형이 깨진 식사를 하고 있다.당신이 먹은 치킨, 당신이 구운 등심도 옥수수가 기본이다.고긴데?갸들이 먹은 사료가 옥수수다.....암튼방송에서는 단양 깨국수 이야기를 했고생들기름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을 미리 맛봤다면 이야기했을 듯..주문은황치익 님의 지리산 들깨농부로 검색하시면 구매 가능합니다.맛있습니..

식품 MD의 식탁 2025.04.22

주절주절 5

1우리 곰탕의 시작은 우엉이다.'우엉의 사포닌이 돼지 지방을 잡아 준다는... ' 기사의 한 줄에서 힌트를 얻어 수육 만들 때 우엉을 넣었다. 수육 삶을 때 된장, 소주, 월계수 잎을 넣지 않고 우엉만 조금 넣었다. 소위 냄새 잡고 맛을 더한다고 모든 이들이 떠드는 그 한 가지도 넣지 않았다. 우엉 넣고 삶은 수육은 깔끔했다. 더 깔끔한 것은 국물이었다. 그렇게 맑은 곰탕은 우연한 신문 기사 한 줄로부터 시작했다.2라드를 제거한, 한 번 더 손을 댄 맑은 곰탕을 낸다.오리지널은 지방의 중후한 맛이 좋다. 좋은 이들과 둥둥 뜬 기름에 질겁하는 이들 또는 그냥저냥 하는 이들로 나뉘었다. 바꾼 후 변화는 전보다 그릇째 들고 마시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전에 없이 여성분들도 그렇게 한다. 전에 없던 변화다..

식품 MD의 식탁 2025.04.19

열무김치 내주는 곰탕집

열무아직은 아니지만 6월 중순이 지나면서 기온이 더워지면배추김치를 중단하고열무김치를 준다.배추김치가 맛없는 계절에 굳이 배추김치를 비싼 가격 주고 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여름은 열무김치가 제철이다.잘 익은 열무김치의 알싸한 맛은 더위에 도망간 입맛을 되찾아 준다.어찌 아냐고?여름에 열무김치 먹어 봤다면 알 수 있지 않나.....여름 배추나 무는 물보다 심심하다.그 덕(?)에 사카린으로 들쩍지근한 맛을 낸다.양념만 달지 않고 들쩍지근한 김치다.김치는 배추가 대표지만 전부는 아니다.계절에 따라 담가 먹는 김치가 따로 있었다.여름 김치로는 열무나 오이소박이를 따라올 만한 것이 없다.그래서 제철 김치인 열무를 내주는 것이다.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그 당연한 것을 할 뿐이다.#칠흑#열무김치#맑은곰탕

식품 MD의 식탁 2025.04.18

주절주절 3

1.스텝밀로 끓인 닭국. 남원 정령치 가는 길에 있는 슈퍼 겸 식당에서 맛본 뒤로 종종 끓인다.닭을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무와 함께 닭을 넣고 끓이다가(이때 끓는 물에 넣어야 맛이 좋다. 왜냐고? 물을 안 버리니깐.. 이렇게 끓이면 누런 거품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간장과 마늘 몇 알 더하면 끝난다. 아니면 파를 조금 넣어도 좋다.닭 기준 1시간 10분 정도면 맛있게 있는다.이거 별미다.2.흑돼지 소보로 덮밥.함박 무게 기준 180g 이상을 뭉치지 않고 잘게 구운 것.구울 대 핵심은 라드에 굽는다는 것.라드와 라드가 아닌 것의 고소함의 차이는 먹어 본 이만 알 수 있는 맛.어서 오세요.... '라드의 세계로"3.냉면이 얼추 모양이 잡힌다.국물 진짜 끝내준다.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먹는 거..

식품 MD의 식탁 2025.04.15

주절주절

1.돼지갈비를 탕으로 끓인다?. 쉽게 접근하기도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칠흑의 곰탕이 특별하다.끓이는 것도 맛있지만 1시간 20분 정도 소금만 쳐서 찌는 것는 특별히 맛있다. 모든 돼지의 갈비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몇 가지 돼지로 해봤지만 버크셔만큼 고소한 돼지는 없었다. 괜히 순종을 찾는 것이 아니다. 버크셔를 만난지 11년째. 11년 동안 먹어보면서 경험한 것을 식당에 녹여내고 있다.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 힘을 믿는다. 2.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민지가 매장에 다녀가면서 몇 가지 선물, 특히나 점심으로 먹으라고 들기름 두부조림을 주고 갔다. 뭘 빠트려서 뭘 더 넣고 조려서 먹으라 하는데 그냥 먹어도 괜찮다. 살짝 나는 들기름 향이 너무 좋다.3. 함박스테이크 제육이다. 앞다리를 썰고 남..

식품 MD의 식탁 2025.04.12

우리 소금 자염

소금은 짜다. 간혹 단맛이 난다는 소금이 있다고 하지만, 단언컨대 단맛 나는 소금은 없다. “어 아닌데 좋은 소금은 맛보면 단맛이 도는데” 이러는 양반들이 있다. 이는 소금의 순기능 중 하나인 단맛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이 먼저 발현되어 그런 것이지 원래 단맛이 나는 소금은 없다. 우리 입안에는 양치를 하더라도 약간의 전분이나 포도당 등이 있을 수가 있다. 침을 모아 오물오물하면 아주 미세한 단맛을 느끼곤 한다. 그때 약간의 소금을 털어 넣으면 단맛이 확 산다. 각각의 재료 맛이 도드라질 수 있도록 기초를 탄탄하게 받치는 것이 소금이다. 꼭 필요한 사람을 소금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음식에서 소금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음식에 소금이 지나치면 짜고 덜 치면 싱겁다. 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요리..

식품 MD의 식탁 2025.04.08

새우젓

혹시나 하고 앞에 매장에 가보니 새우젓이 있으나 역시나 식당에서 사용하기 힘들다. 숙성기간도 표시가 없고, 게다가 물이 포함되어 있어 맛이 그려지지 않는다. 제품의 성분 함량은 새우젓, 소금(25%), 정제수다. MSG는 넣지 않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새우젓은 새우젓 80%, 소금 20%다.새우젓은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다. 배에서 새우를 잡으면 바로 세척하고 염장한다. 그리고 육지로 돌아와 저온 보관한다. 시간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맛으로 따진다면 1년 5개월 이상은 해야만 제대로 맛이 난다. 우리가 사용하는 새우젓은 적어도 1년 6개월, 많으면 2년 이상 숙성한 것이다. 즉, 시간의 맛이 충분히 베어 있다.돼지고기 먹을 때 새우젓을 구워 먹은 적이 있는가?돼지고기 먹을 때 새우젓을 리필한 적이 있..

식품 MD의 식탁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