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흑돈 5

돼지고기 품종에 따라 굽는 시간도 달라져야 한다.

이 식당의 기획은 앞다리의 또 다른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 돼지고기를 대표하는 맛이 삼겹살이 아님을 또한 알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품종이 달라지면 굽는 부위 또한 달라져야 한다. 단일 종을 팔아도 그만이지만,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식품 MD 라면 한 발짝 더 나가야 하는 법. 그래서 세 가지 흑돼지를 모은 편집샵을 기획했다.버크셔 K 순종.우리흑돈 : 축진 참돈+축진 두록의 교배종난축맛돈 : 제주재래종+랜드레이스 교배종. 우리나라에서 현재 교잡으로 파는 것을 제외한 계통이 확실한 흑돼지 3돼장을 모았다.아직 우리흑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일단 열흘 가까이 판매한 두 개의 돼지, 난축과 버크셔 종을 비교하면 굽는 시간을 달리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일단 보..

칠흑과 직원식 2025.03.20

시간이 쌓인 맛

돼지 관련 식당을 창업하면서 신경 쓴 식재료 중 하나가 새우젓.어떤 재료든 다 똑같이 신경을 썼지만 드셨던 분들이 이게 원래 이런 맛? 류의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게 새우젓.1년 6개월의 숙성, 시간이 쌓인 맛이 내는 결과물의 단순, 명료, 깔끔한 맛에 다들 놀라신다.새우젓이란 게 그저 그런 맛인 줄 알았던 이들이 새로운 듯싶지만 수입 새우젓에 익숙해져 잊었던 맛을 '맛'나고 있다.맛을 깨닫는 곳칠흑이 되어 가고 있다.

배추 김치를 항상 주지 않습니다.

국밥 파는 식당을 기획하면서 생각했던 것이 김치. 국밥이 아니더라도 배추김치를 사시사철 내주는 식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지난여름 배추로 만든 김치 가격이 하늘과 호형호제할 정도였다.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유는 고온현상.배추는 한여름 작물이 아니다. 그나마 강원도나 경북 고지대에서 나는 배추로 여름을 보냈으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되었던 상황. 한 번은 허영만 선생님 모시고 강진으로 가던 여름 끝자라의 어느 날.새벽에 댁에서 모시고 내려가다가 시장하시는 말씀에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휴게소 음식은 아시다시피 중국산 김치. 김치를 드시던 선생님께서 여름 배추답지 않게 배추가 괜찮다는 말씀을 하신다. "땅이 넓으니 상대적으로 시원한 지역에서 키웠나 봅니다" 말씀드리니 고개를 끄덕이셨다.작년에 관..

칠흑과 직원식 2025.03.04

목동의 돼지 맑은 국밥집_정심반

맑은 국밥이 대 유행이다.아마도 옥동식의 성공이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그 영향으로 양천구에도 맑은 국밥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정심반'의미는 안 물어봤다.. 바른 마음으로.. 어쩌고가 아닐까?돼지곰탕만 판다.함양의 까매요 농장에서 고기를 받는다. 까매요는 우리흑돈과 미국종 버크셔를 키우는 농장이다. 버크셔K와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하나는 미국이 원산, 또 하나는 미국에서 유래했으나 십 년 전에 남원 운봉이 고향이 된 녀석이다. 까매요의 고기를 약탕기에 넣고 달이는 듯 주방에 약탕기가 있다.여기 특징은 등뼈 하나를 넣어 준다.특은 등뼈 크기가 두 배다. 좁쌀 볶은 것을 올려주는데.. 먹고 난 후 소감은 "굳이... 왜?" 오돌토돌한 식감이 부드러운 고기와 밥의 식감을 방해만 했다.국..

우리흑돈 앞다리 조림

11월 30일부터 숙성하고 있던 앞다리살.2kg 정도 되는 덩어리 일부를 잘라 찜을 했다.찜이라기보다는 간장 양념에 조린 것이다.자작 자작한 국물이 있으면 보통 찜이라고 하는데찜은 쪄야 하는데 이건 물에 삶았으니 조림이다. 숙성한 우리흑돈과 제철 제주 당근으로 조림을 했다. 숙성한 우리흑돈 앞다리살, 돼지고기를 숙성해 보면 소고기처럼 드라마틱 하게 맛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경험이 그렇다. 소고기는 숙성한 것의 포장을 풀었을 때 향긋한 요구르트 향이 나는 반면에 돼지고기는 비슷한 냄새조차 없다. 조리하면 달라지겠지 해도 쿠팡이나 컬리에서 배송받아서 조리하는 것하고 향이나 맛에서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조금, 그나마 숙성을 통해 조직감이 약간 부드럽다는 차이 정도. 그래서 돼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