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26

주절주절 14

15월 중순.상추를 내주기 시작했다.산나물은 봄이 깊어지면 억세진다.밭에서 나는 채소는 단맛이 든다.그러면서 봄은 우리 곁을 떠난다. 2내주는 상추는 자연재배 상추다.자연재배는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재배하는 방식으로 비료, 두엄을 주지 않는다.그냥 땅심으로만 키운다.유기농은 유기 인증받은 비료까지는 허용한다.무농약은 권장 시비량(합성비료)의 1/2까지만 허용한다.무농약도 유기농도 맛있다.자연재배 또한 맛있다.3상추는 1년 내내 나온다.개중에는 베드 설치해서 양액(수경) 재배로 키운 것이 많다.구별이 쉽지 않다.맛을 보면모양만 상추인 경우가 많다.기분 좋은 쓴맛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4어제 마지막 손님에게 상추 이야길 하니리필만 4번이었다.가는 길에 상추를 좀 드렸다.어차피 일요일 쉬는 날이기에 가능했..

칠흑과 직원식 2025.05.18

주절주절9

1표고버섯을 키우는 방법은 두 가지.배지와 원목이다.배지는 시설비가 많이 든다. 표고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준다. 덕분에 사시사철 표고를 먹을 수 있다. 어디서든 항상 살 수 있다. '편리하다'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것이 있다. 항상 먹을 수 있게 되었으나 향을 잃었다.2원목은 시설비라는 게 배지 재배에 비해 덜 든다.해를 가릴 수 있는 천막만 있어도 가능하다.비용이 덜 드는 대신 시간이 배지에 비해 세 배 정도 들어간다.균을 접종하고 1년 6개월 뒤에 버섯이 나오고 봄과 가을에만 수확이 가능하다. 3둘의 가격은 비슷하다.한쪽은 비용이한쪽은 노동력과 시간이 들어간다.그래서 가격이 비슷하다.맛은?식각은 뭐 비슷하나향과 맛이 다르다.표고는 향으로 먹는 버섯이다.선택을 무엇으로 할지 ..

식품 MD의 식탁 2025.04.27

부침개

작은 이벤트가 식당 오는 이들에게 잔재미를 주었다.별거 아닌 부침개 이벤트.비 오는 날식당에 갔더니 막 부친 부침개를 서비스 내준다?​Q. 그게 우리 칠흑의 이벤트장마 때는 매일 하겠네?: 아니다. 비 오는 주말과 수요일만 한다. 비 오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 대신 부침개를...​ 어제 시험 삼아 해본 부추전. 설탕을 넣지 않았음에도 씹을 때 나는 여린 단맛이 좋았다.​반죽은우리밀솔부추(토종부추)소금정도.

주절주절 6

1비 오는 주말의 작은 이벤트.'김치전'곰탕을 맑게 거를 때 나오는 것이 돼지기름, 즉 '라드'다.나눠주거나 냉동을 해 놓았다가 비 오는 날 '김치전'이 생각났다.전이라는 것은 즉시성이 있어야 제맛.게다가 라드에 부친 전이라면 이건 '히트다 히트'.식당 앞이 홈플러스. 가서 우리밀 한 봉지를 사와 라드에 김치전을 구웠다.비가 추적추적 올 때나는 타닥타닥 주방에서 김치전을 바로 구워서 내드렸다.다들 좋아한다.#그러면된거다주말에 비가 온다면 라드에 바로 구운 김치전 드시러 오세요.(점심 한정, 막걸리 없음)2스텝밀 혹은 노동식. 노동식은 왠지 이름처럼 들린다. 점심 노동 후에 먹은 음식으로 나는 주로 노동식으로 부른다. 친구 같다.오늘의 노동식은 짬뽕.돼지고기 정형하고 남는 것이 꽤 많다.그것도 활용할 겸 ..

칠흑과 직원식 2025.04.20

주절주절 5

1우리 곰탕의 시작은 우엉이다.'우엉의 사포닌이 돼지 지방을 잡아 준다는... ' 기사의 한 줄에서 힌트를 얻어 수육 만들 때 우엉을 넣었다. 수육 삶을 때 된장, 소주, 월계수 잎을 넣지 않고 우엉만 조금 넣었다. 소위 냄새 잡고 맛을 더한다고 모든 이들이 떠드는 그 한 가지도 넣지 않았다. 우엉 넣고 삶은 수육은 깔끔했다. 더 깔끔한 것은 국물이었다. 그렇게 맑은 곰탕은 우연한 신문 기사 한 줄로부터 시작했다.2라드를 제거한, 한 번 더 손을 댄 맑은 곰탕을 낸다.오리지널은 지방의 중후한 맛이 좋다. 좋은 이들과 둥둥 뜬 기름에 질겁하는 이들 또는 그냥저냥 하는 이들로 나뉘었다. 바꾼 후 변화는 전보다 그릇째 들고 마시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전에 없이 여성분들도 그렇게 한다. 전에 없던 변화다..

식품 MD의 식탁 2025.04.19

열무김치 내주는 곰탕집

열무아직은 아니지만 6월 중순이 지나면서 기온이 더워지면배추김치를 중단하고열무김치를 준다.배추김치가 맛없는 계절에 굳이 배추김치를 비싼 가격 주고 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여름은 열무김치가 제철이다.잘 익은 열무김치의 알싸한 맛은 더위에 도망간 입맛을 되찾아 준다.어찌 아냐고?여름에 열무김치 먹어 봤다면 알 수 있지 않나.....여름 배추나 무는 물보다 심심하다.그 덕(?)에 사카린으로 들쩍지근한 맛을 낸다.양념만 달지 않고 들쩍지근한 김치다.김치는 배추가 대표지만 전부는 아니다.계절에 따라 담가 먹는 김치가 따로 있었다.여름 김치로는 열무나 오이소박이를 따라올 만한 것이 없다.그래서 제철 김치인 열무를 내주는 것이다.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그 당연한 것을 할 뿐이다.#칠흑#열무김치#맑은곰탕

식품 MD의 식탁 2025.04.18

주절주절 3

1.스텝밀로 끓인 닭국. 남원 정령치 가는 길에 있는 슈퍼 겸 식당에서 맛본 뒤로 종종 끓인다.닭을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무와 함께 닭을 넣고 끓이다가(이때 끓는 물에 넣어야 맛이 좋다. 왜냐고? 물을 안 버리니깐.. 이렇게 끓이면 누런 거품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간장과 마늘 몇 알 더하면 끝난다. 아니면 파를 조금 넣어도 좋다.닭 기준 1시간 10분 정도면 맛있게 있는다.이거 별미다.2.흑돼지 소보로 덮밥.함박 무게 기준 180g 이상을 뭉치지 않고 잘게 구운 것.구울 대 핵심은 라드에 굽는다는 것.라드와 라드가 아닌 것의 고소함의 차이는 먹어 본 이만 알 수 있는 맛.어서 오세요.... '라드의 세계로"3.냉면이 얼추 모양이 잡힌다.국물 진짜 끝내준다.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먹는 거..

식품 MD의 식탁 2025.04.15

주절주절

1.돼지갈비를 탕으로 끓인다?. 쉽게 접근하기도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칠흑의 곰탕이 특별하다.끓이는 것도 맛있지만 1시간 20분 정도 소금만 쳐서 찌는 것는 특별히 맛있다. 모든 돼지의 갈비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몇 가지 돼지로 해봤지만 버크셔만큼 고소한 돼지는 없었다. 괜히 순종을 찾는 것이 아니다. 버크셔를 만난지 11년째. 11년 동안 먹어보면서 경험한 것을 식당에 녹여내고 있다.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 힘을 믿는다. 2.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민지가 매장에 다녀가면서 몇 가지 선물, 특히나 점심으로 먹으라고 들기름 두부조림을 주고 갔다. 뭘 빠트려서 뭘 더 넣고 조려서 먹으라 하는데 그냥 먹어도 괜찮다. 살짝 나는 들기름 향이 너무 좋다.3. 함박스테이크 제육이다. 앞다리를 썰고 남..

식품 MD의 식탁 2025.04.12

따봉 혹은 좋아요

점심에 오신 두 분의 남자 손님.고기를 구우러 왔다가 점심에는 하지 않아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했다.대신 곰탕 특으로 주문하고는 소주를 청한다.소주는 원래 점심에 제공하지 않는다.그러나 서운한 얼굴이 생각나 한 병 건넸다.주문을 사실 받지 않으나 드리다고 하면서 말이다. 원칙은 원칙이니... 만두까지 추가해서 잘 먹고는.. 잔술도 한 잔씩 추가했다.계산을 하면서병뚜껑을 내민다.뭐지 싶어 자세히 보는데"정말 잘 먹었습니다"식당 열 때 이 말을 진짜 듣고 싶었다.그냥 서로 오가는 인사말이 아닌 곰탕 드신 분이 저절로 하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잘 먹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내민 병뚜껑은 따봉이었다. 옛날 사람 버전이고 지금은 '좋아요' 점심에 받은 따봉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진심이 통하는 것 같았다.

새우젓

혹시나 하고 앞에 매장에 가보니 새우젓이 있으나 역시나 식당에서 사용하기 힘들다. 숙성기간도 표시가 없고, 게다가 물이 포함되어 있어 맛이 그려지지 않는다. 제품의 성분 함량은 새우젓, 소금(25%), 정제수다. MSG는 넣지 않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새우젓은 새우젓 80%, 소금 20%다.새우젓은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한다. 배에서 새우를 잡으면 바로 세척하고 염장한다. 그리고 육지로 돌아와 저온 보관한다. 시간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맛으로 따진다면 1년 5개월 이상은 해야만 제대로 맛이 난다. 우리가 사용하는 새우젓은 적어도 1년 6개월, 많으면 2년 이상 숙성한 것이다. 즉, 시간의 맛이 충분히 베어 있다.돼지고기 먹을 때 새우젓을 구워 먹은 적이 있는가?돼지고기 먹을 때 새우젓을 리필한 적이 있..

식품 MD의 식탁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