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 1++=존맛' 등식이 아니다. 물론 내 주장이고 내 입맛이다. 1++은 지방의 맛이 농후한 소고기다. 소의 7번 척추의 단면에 기름이 예쁜 모양이면 1++, 덜 예쁘면 1+이 된다. 사실 이런 기준의 판정이 소의 맛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소를 비롯한 식재료 관련한 일을 30년 째 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다만, 살짝 구워서 먹는다면, 그것도 사후경직 중인 뻣뻣한 고기를 먹는다면 지방이 많은 1++이 제격이다. 회전하는 기계가 있다. 회전 부위에는 빠지지 않고 베어링이 있다. 이 베어링을 원할하게 하는 것이 윤활유. 윤활유가 부족하면 베어링은 터저 나간다. 소를 도축하면 하루 사이에 사후경직이 된다. 즉 뻣뻣해진다는 것이다. 베어링=근육, 윤할유=마블링이라 보면 된다. 사후경직은 근육에서 윤할유가 빠지는 상황이라 보면 된다. 베어링의 윤활유처럼 고기를 부드럽다고 착각하게 하는 게 지방이다. 착각해야 뻣뻣한 근육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기는 숙성을 해야 제맛이다. 숙성은 빠진 윤할유를 효소가 시간을 들여 한 땀 한 땀 근육을 부드럽게 만든다. 사후경직 중인 소를 부드럽게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마블링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고기를 먹을 때 숙성한 것을 주로 먹는 이유다. 마블링 없는 소고기이지만 부드럽고 향기로왔던 까닭은 숙성이 있다.
1++은 지방이 많은 소고기다. 우리가 국물 요리할 때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낼 때 뜨는 기름을 제거한다. 제거해야 한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지방이 많은 소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 특히나 맑은 육수를 내는 냉면에 진짜 필요한가 묻고 싶다.
어쩌다 보니 최근에 다녀 온 서령과 면가온 두 곳의 식당 모두 1++ 사용한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라보면서 든 생각은 딱 하나다. 지방의 맛이 특화한 비싼 소고기를 굳이 냉면에 왜? 였다. 진짜 왜 쓰지??
굳이 추측을 하자면 비싼 소고기 썼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겠지 정도. 비싼 식재료인 1++ 또한 용도에 맞을 때 맛으로 빛나겠지만 냉면의 용도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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