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7월 14일 자 조선일보를 보면 이런 기사가 있다.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적은 등심, 방앗살(안심)을 최상육, 뒷다리를 상육, 어깨살을 중육, 삼겹살을 하육으로 친다. 중육의 경우 단백질이 20.7%, 지방이 7.8%로 나머지는 수분이며~’라는 기사가 있다. 기사는 삼겹살을 가장 선호하는 현재와는 전혀 동떨어진 내용이다. 우리는 어쩌다 삼겹살의 민족이 되었을까? 그때는 왜 뒷다리를 선호했을까? 정확하게 분석을 해 놓은 자료나 글은 없다. 예전 70년대와 80년대 돼지 관련 신문기사를 바탕으로 추측을 해본다. 추측이다. 추측은 조금 있으면 진행할 33 데이에 대한 중단을 요청하는 또는 행사 변경을 요청하기 위해 했다. 쓸데없는데 돈 좀 쓰지 말라고 말이다. 돈 쓰고 욕 처먹고, 대책 마련하는 웃긴 상황이 올해 3월 3일이 지나면서 매년 그랬듯이 재현이 될것라는데 10원 건다.
1970년대는 뒷다리 등 비계가 없는 부분을 최고 부위로 인정을 했다. 1970년대와 80년대는 돼지고기를 일본에 수출했다. 수출을 하다가 국내 돈육이 급등하면 중단했다가 재계하기를 반복했다. 일본에 수출하는 돼지 부위는 주로 등심, 안심, 뒷다리살이었다. 돈가스의 나라 일본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호. 기름이 많은 뱃살은 가져가지 않았다. 남는 부위인 뱃살을 우린 삼겹살이라 부르면서 구워 먹고 삶아 먹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돼지 식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이 시점이 아닐까 한다. 지금 널리 먹고 즐기는 뒷고기라든지, 순댓국, 족발 등이 이때 대중 음식으로 발돋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구이로는 남아도는 싸구려 부위가 삼겹살이었다. 서민들이 즐겨 먹던 것이 삼겹살이었다. 1983년 8월 14일 조선일보 만물상이라는 코너에 이런 글이 실렸다 ‘제상에 돼지 머리는 빠지는 일이 없었다. 관혼상제 음식에 제육이 빠지는 일도 없다. 속칭 <삼겹살>이라 해서 새우젓을 곁들이는 세 겹 살코기는 아직도 서민이 즐기는 영양식의 하나다. 여름철에 상하기 쉬워서 제사상에 올렸던 거을 먹고 탈이 많이 났었지만 냉장고 보급으로 해서 요즘에 그전과 다르다’는 내용이다. 기사 말미에는 삶은 삼겹살을 새우젓과 먹는다는 내용도 있거니와 다양한 서양식 조리법에 대한 도입을 언급하기도 한다. 1981년 매일경제 기사에는 고기 선호도에 대한 기사를 싣기도 했다. 돼지고기 선호는 56. 7%가 살코기를, 39%가 삼겹살을 선호한다는 내용이다. 내 어릴 적 기억에도 심부름으로 간 정육점에서 살코기로만 달라고 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랬던 삼겹살이 언제부터인가 돼지고기의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냉동팩 고기를 1980년대부터 판매 시작, 80년대 호황기의 넉넉한 주머니 사정으로 인한 회식과 외식 문화의 발전 그리고 대학생 MT에서 냉동 삼겹살을 즐긴 이들의 사회 진출 등이 맞물려 지금의 삼겹살 ‘절대 선호’의 초석을 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회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게 먹거리다. 유행을 하다가 시들해지고 다시 유행하고는 한다. 문제는 이거다. 한돈 협회에서 시행하는 삼겹살 데이가 문제라는 것이다. 삼겹살 좋아하는 것은 취향이다. 이건 누가 뭐라고 할 것은 아니다. 문제는 모자랄 수입 해서 양을 채우는 삼겹살을 할인 행사까지 한다는 것이다.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삼겹살 양은 16kg 전후다. 이 중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삼겹은 30% 정도다. 나머지는 불호가 심한 떡지방이거나 살만 많은 부위다. 행사로 인한 삼겹살 수요가 급등하니 도축량이 는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비선호 부위인, 옛날에 잘 나가던 뒷다리 등이 재고로 남는다. 팔리지 않고 냉동고에 쌓이는 돼지고기 재고의 상당 부분을 뒷다리가 차지하고 있다. 삼삼데이 행사를 하고 난 직후는 재고량이 급등하기도 한다. 돼지고기 수요가 많아지는 여름이 지나면서 비선호 재고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인다. 게다가 33 데이는 대표적 조삼모사 행사다. 일시적 할인으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가격 저렴한 것은 행사 기간 때만 그렇다. 평소에는 팔리지 않는 재고 비용까지 삼겹살에 원가를 녹여서 판다. 돼지 한 마리를 도축했을 때 선호하는 부위의 원가는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가령 한 마리 130kg 돼지를 도축해서 87kg 정도의 고기를 얻었다고 치자. 이 중에서 삼겹살은 16kg, 목살은 8kg 정도 나온다고 가정(가정이다. 지육량은 개체마다 다르니 참고만)하면 고기 비율로 따지면 둘은 74kg 기준 32% 정도다. 한 마리 기준으로 80만 원이라고 하면 25만 원의 원가다. 하지만 실제 원가를 따질 때는 35% 이상 원가를 두 부위에 책정할 것이다. 그래도 팔리기 때문이고 그래야 재고 쌓여도 유지가 가능하다. 악성 재고를 헐값에 팔아도 손실을 메울 수 있다. 평소에 비싸게 먹다가 그날만 딱, 특별히 저렴하게 판다. 조삼모사 행사다.
한돈협회나 농림축산식품부는 3. 3월 삼겹살 행사에 대해 다시 고려해야 한다. 삼겹살 부족 국가에서 삼겹살을 보조금까지 주면서 세일 행사가 말이 되는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 남아도는 앞다리나 뒷다리 판촉을 한다면 수긍을 할 수 있지만, 잘 팔려서 수입까지 하는 삼겹살을 날을 잡아 판매촉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돈 자체를 홍보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아니다. 삼겹살 판촉을 지적하는 것이다. 오해 말아라. 돈 쓰고 욕먹는 것을 왜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 또다시 3월 3일 전후로 ‘떡지방 삼겹살’ 논란 불거진다에 10원 건다. 10원도 아까운 내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겹살은 지방이 많은 뱃살이다. 개중에서 사람들이 선화는 부위는 30% 정도 나올 것이다. 이것만 찾는다면 이것만 따로 비싸게 팔면 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른다. 몇 년 전, 떡지방 대책이라고 마련한 풍미 삼겹살(떡지방 쪽), 꽃삼겹(삼겹살 다운 모양새), 웰빙 삼겹살(살코기 많은)로 삼겹살 부위를 나눴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보도자료만 내고는 지방 어디서 한다는 기사는 있어도 그 다음은 찾을 수 없다.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이렇다. 많이 찾으면 비싸게, 덜 찾으면 저렴하게 팔면 된다. 꽃삼겹을 100g 8,000원, 나머지를 1, 500원 전후로 팔면 지금과 얼추 맞을 것이다. 삼겹살이 다른 부위보다 비싸다. 삼겹살에서 더 선호하는 부위가 있다면 더 비싸게 파는 것이 답이다. 그게 시장 경제 아닌가? 소고기 등심도 꽃등심이 특별히 더 비싸고 꽃새우라고 구라치는 쪽은 더 비싸다. 꽃삼겹이라 부르지만 말고 비싸게 받자.
1980년부터 지금까지 삼겹살 사랑에 빠져 있다. 이제 좀 떨어져서 삼겹살을 바라 볼 때다. 고만 좀 사랑하라고 말려야할 협회나 정부가 부채질하고 있다. 삼삼 데이, 빼빼로 데이 따라서 만든 것이다. 많이 했다. 이런 따라쟁이 행사말고 특별한 아이디어 좀 내서 다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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