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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품종에 따라 굽는 시간도 달라져야 한다.

이 식당의 기획은 앞다리의 또 다른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 돼지고기를 대표하는 맛이 삼겹살이 아님을 또한 알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품종이 달라지면 굽는 부위 또한 달라져야 한다. 단일 종을 팔아도 그만이지만,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식품 MD 라면 한 발짝 더 나가야 하는 법. 그래서 세 가지 흑돼지를 모은 편집샵을 기획했다.버크셔 K 순종.우리흑돈 : 축진 참돈+축진 두록의 교배종난축맛돈 : 제주재래종+랜드레이스 교배종. 우리나라에서 현재 교잡으로 파는 것을 제외한 계통이 확실한 흑돼지 3돼장을 모았다.아직 우리흑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일단 열흘 가까이 판매한 두 개의 돼지, 난축과 버크셔 종을 비교하면 굽는 시간을 달리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일단 보..

칠흑과 직원식 2025.03.20

지금 이때_김해오일장

작년 이맘 때 김해 오일장에 다녀와서 기고한 글'김해 오일장은 달력에 2와 7이 든 날에 열린다. 보통은 상설시장 주변에 열리는데 김해는 달랐다. 상설시장인 동상시장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장이 선다. 김해 축협 본점 주변으로 커다란 장이 선다. 장사꾼도 사람도 많아 장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지난 광양장보다 봄이 한층 다가왔다. 거리에 들어선 벚나무에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성급한 녀석은 이미 기다리지 않고 꽃망울을 터트렸다. 봄이 꽃으로, 나물로 오고 있었다. 3월은 나물이다. 봄이 지남에 따라 나물이 나고 들어간다. 3월, 김해의 나물은 정구지다. 정구지는 경상도 사투리로 부추를 말한다. 장터에 나온 할매들 앞에는 빠짐없이 정구지가 놓여 있다. 바구니에 담긴 정구지가 두 종류다. 두메나 솔부추 같..

여행자의 식탁 2025.03.18

아직까지는 사람이 적지만

아직은 사람이 적게 오고 있지만그래도 나간 상이 이렇게 들어오면 기분이 좋다.분명 음식이라는 게 호불호가 있는 법.우리가 준비한 음식 또한 불호가 있다.강한 양념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무지 심심한 맛이다.반면에 심심하거나 편한 음식을 선호하는 이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그러면된거다오늘은 좀 바쁘다.한가할 때는 안 찾더니만 식당 일로 바쁘니 여기저기서 찾는다.오후 1시~2시 사이는 love FM 박세미의 수다가 체질 라디오 생방이이어서 3시부터는 tvN 너의 목소리가 들려 녹화가 있다.12시까지 밥하다가 가야 한다.

칠흑과 직원식 2025.03.18

시간이 쌓인 맛

돼지 관련 식당을 창업하면서 신경 쓴 식재료 중 하나가 새우젓.어떤 재료든 다 똑같이 신경을 썼지만 드셨던 분들이 이게 원래 이런 맛? 류의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게 새우젓.1년 6개월의 숙성, 시간이 쌓인 맛이 내는 결과물의 단순, 명료, 깔끔한 맛에 다들 놀라신다.새우젓이란 게 그저 그런 맛인 줄 알았던 이들이 새로운 듯싶지만 수입 새우젓에 익숙해져 잊었던 맛을 '맛'나고 있다.맛을 깨닫는 곳칠흑이 되어 가고 있다.

직원식 혹은 스텝밀

스텝밀이라고 하는..남들이 먹는 시간을 뺀 시간에 먹어야 하는 노동식이다.식당 오픈하고 나서 안 것은 시스템이 없으면 밥 먹는 시간조차도 없다는 것이다.돌아서면 쌓이는 것이 설거지와 식사를 내기 위한 준비. 준비를 하다 보면 또 쌓이는 설거지무한 루프다. 알바를 미리 못 구한 원죄의 굴레다.그럼에도 허기를 달래기 위해 나를 위한, 동료를 위한 밥을 한다.고기 국물은 맛을 보기 때문에 질린다. 질리지 않게 스텝밀을 준비하는 게 또 내 몫이다.제주에서 온 표고버섯. 표고는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난다.육지는 이제 왔지만 제주는 이미 와 있기에 표고가 벌써 난다. 표고가 1년 내내 마트 가면 살 수 있는데 뭔 소리인가 싶지만, 그 버섯과 이 버섯은 같은 표고라도 향이 다르다. 일 년 내내 만나는 표고는 배..

적당히

''적당히'라는 단어가 있다.조건에 따라지니는 의미가 달라진다.적당히 '일'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적당한 '보수'는 당연한 일이다. 이렇듯 뒤에 따라붙는 명사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히 하라고 한다.일을 대충 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히 하지 말라고 한다. 상황에서 따라서도 적당히의 의미는 달라진다.참으로 적당한 마케팅이 뭔지 모르는 조직이 더본이 아닌가 싶다. 갈수록 가관이다. 블로거를 빙자한 구매 권유 글을 보면 인공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성분 표시를 보면 인공적이지 아닌 것을 찾기 힘들 정도인데...적당히 좀 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적당히 할 줄 모른다.판매 사이트에 국산이라 팔았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지만 된장 주 표시면에 '시골집 된장 맛 그대..

식품 MD의 식탁 2025.03.14

미역과 회

3월은 미역이 끝물이고 다시마가 나오는 시기다.매화가 얼굴을 비추는 시기 또한 비슷하다.겨울에 쌈을 뭐가 좋을까?답이 제목으로 떡하니 박제가 되어 있으니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미역이다. 겨울이면 상추는 가격이 오르고 맛이 떨어진다.맛은 떨어지고 가격은 오르지만 여전히 쌈으로 먹는다. 겨울에 1월이면 물미역이 나온다.겨울에 미역이 나오면 미역으로 쌈을 해보면 맛이 달라진다. 포항을 비롯해 전국의 바닷가에서는 미역을 살 수 있다. 인터넷 쇼핑이나 주말에 가까운 시장에 간다면 물 좋은 미역을 살 수 있을 것이다.그냥도 좋지만회와 함께 먹는다면 그 맛이 일품이다. 겨울에 회를 먹는다면잊지 말고 미역과 함께 먹어보자. 우리는 쌈의 민족임을 다시금 알게 될 것이다. #음식 #음식강연 #음식인문학 #식품..

식품 MD의 식탁 2025.03.13

봄이 가기 전 맛보면 좋은 음식_성주 꿩탕

성주 하면 참외, 가야산이다. 여기에 꿩탕을 빼면 섭섭하다. 원래는 꿩 샤부샤부를 먹을까 하다가 꿩탕으로 메뉴를 바꿨다.  꿩탕? 사진을 보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닭백숙 비슷하게 나올 듯싶었다. 식당에 가기 전 미리 주문해둔 덕에 가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었다. 꿩탕은 지금까지 먹어 본 적이 없다. 꿩 요리는 자주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겨우 먹어 본 것이 꿩만두 정도다. 처음 본 꿩탕은 ‘소고기 뭇국’과 비슷했다. 깎아썰기 한 무와 토막 낸 꿩을 넣고 푹 끓인 음식이다.  간은 참기름과 고춧가루, 간장으로 낸다. 예전 남원 오일장에서 소개한 토종닭 뭇국과 비슷하지만 맛의 결이 달랐다. 토종닭은 구수한 맛이 장점이라면 꿩탕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소주 한 잔 곁들였다. 소주 마시고 꿩탕 국물을 들이켜..

칠흑

점심에는 곰탕, 저녁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흑돼지 앞다리 전문 구잇집인 칠흑은20석의 작은 규모로 운영한다.저녁에 내는 흑돼지는 3종버크셔 K난축맛돈우리흑돈 세 가지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평소 해왔던 말,돼지의 품종이 바뀌면 굳이 비싼 삼겹살을 찾을 이유가 없다.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후추를 제외한 모든 재료는 국내산공급이 원활하다면친환경도 주저하지 않는다.식당의 콘셉트는 다양성을 줄이고내는 찬 하나에 신경을 더 쓰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쌈장조차도 우리밀과 국내산 재료로 만든 쌈장을 낸다.

칠흑과 직원식 202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