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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5

1우리 곰탕의 시작은 우엉이다.'우엉의 사포닌이 돼지 지방을 잡아 준다는... ' 기사의 한 줄에서 힌트를 얻어 수육 만들 때 우엉을 넣었다. 수육 삶을 때 된장, 소주, 월계수 잎을 넣지 않고 우엉만 조금 넣었다. 소위 냄새 잡고 맛을 더한다고 모든 이들이 떠드는 그 한 가지도 넣지 않았다. 우엉 넣고 삶은 수육은 깔끔했다. 더 깔끔한 것은 국물이었다. 그렇게 맑은 곰탕은 우연한 신문 기사 한 줄로부터 시작했다.2라드를 제거한, 한 번 더 손을 댄 맑은 곰탕을 낸다.오리지널은 지방의 중후한 맛이 좋다. 좋은 이들과 둥둥 뜬 기름에 질겁하는 이들 또는 그냥저냥 하는 이들로 나뉘었다. 바꾼 후 변화는 전보다 그릇째 들고 마시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전에 없이 여성분들도 그렇게 한다. 전에 없던 변화다..

식품 MD의 식탁 2025.04.19

열무김치 내주는 곰탕집

열무아직은 아니지만 6월 중순이 지나면서 기온이 더워지면배추김치를 중단하고열무김치를 준다.배추김치가 맛없는 계절에 굳이 배추김치를 비싼 가격 주고 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여름은 열무김치가 제철이다.잘 익은 열무김치의 알싸한 맛은 더위에 도망간 입맛을 되찾아 준다.어찌 아냐고?여름에 열무김치 먹어 봤다면 알 수 있지 않나.....여름 배추나 무는 물보다 심심하다.그 덕(?)에 사카린으로 들쩍지근한 맛을 낸다.양념만 달지 않고 들쩍지근한 김치다.김치는 배추가 대표지만 전부는 아니다.계절에 따라 담가 먹는 김치가 따로 있었다.여름 김치로는 열무나 오이소박이를 따라올 만한 것이 없다.그래서 제철 김치인 열무를 내주는 것이다.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그 당연한 것을 할 뿐이다.#칠흑#열무김치#맑은곰탕

식품 MD의 식탁 2025.04.18

주절주절 4

1.직원식 혹은 점심 또는 스텝밀을 만드는 원칙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몇 가지가 있다.하나는 있는 거 최대한 활용.두 번째는 그래도 산다면 한 가지 재료 정도.세 번째는 가능하다면 팬 하나로 끝낼 수 있는네 번째는 찬으로는 김치 하나만 있어도 되는 정도다.내가 늘 이야기한 메인에 집중해서 만든 요리 한 가지면 사실 찬 이란 게 별 의미가 없다. 제육볶음에서 채소 더미에서 고기 찾기를 한다면 찬이 필요하겠지만 고기 더미에서 채소 찾기를 한다면 이건 뭐 찬이 필요할까?2.원칙에 맞게 달걀을 하나 샀다.우리 메뉴에 달걀이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경상도 남해 그리고 애정하는 동네인 지족리의 생산자가 지난겨울 끝물이라면 시금치를 한 보따리를 보내왔다.잡채도 하고 나눠줘도 많다.그렇다면 비빔밥을 하자.삶은 시금치를 ..

칠흑과 직원식 2025.04.17

주절주절 3

1.스텝밀로 끓인 닭국. 남원 정령치 가는 길에 있는 슈퍼 겸 식당에서 맛본 뒤로 종종 끓인다.닭을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무와 함께 닭을 넣고 끓이다가(이때 끓는 물에 넣어야 맛이 좋다. 왜냐고? 물을 안 버리니깐.. 이렇게 끓이면 누런 거품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간장과 마늘 몇 알 더하면 끝난다. 아니면 파를 조금 넣어도 좋다.닭 기준 1시간 10분 정도면 맛있게 있는다.이거 별미다.2.흑돼지 소보로 덮밥.함박 무게 기준 180g 이상을 뭉치지 않고 잘게 구운 것.구울 대 핵심은 라드에 굽는다는 것.라드와 라드가 아닌 것의 고소함의 차이는 먹어 본 이만 알 수 있는 맛.어서 오세요.... '라드의 세계로"3.냉면이 얼추 모양이 잡힌다.국물 진짜 끝내준다.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먹는 거..

식품 MD의 식탁 2025.04.15

비에이 새우튀김 카레

홋카이도는 두 번을 가봤다.겨울에 한 번 여름에 한 번. 두 계절 중 선택하라면 당근 여름. 나는 그래도 해산물이 좋다면 겨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해산물 중에서 성게를 특히나 좋아한다면 여름을 선택해야 한다. 성게 먹이가 풍부한 여름이 성게의 제철이기 때문이다. 겨울날 홋카이도에서 성게를 먹는 일은 극악의 가성비다. 가격은 높고 품질은 떨어지지 때문이다.비에이에 가면 무조건 먹는 새우튀김.유니와 여행길에 찾아서 갔던 곳.비에이 근처만 가면 겨울에는 눈, 여름에는 비바람에 제대로 구경을 한 적이 없다.그날도 비가 내리는 날씨에 일찌감치 방문.조금 기다리다가 입장.미리 만들어 논 튀김에 카레 올려진 모양새.어디를 가든 카레 맛없기가 힘든 일본이다. 여긴 예외.튀김 향도 새우 향도 없이 그냥 그랬던 맛.차라..

여행자의 식탁 2025.04.14

인천 만수동 태화각

쉬는 일요일.2주에 한 번 엄니 병문안 가기 위해 인천 부평행이다. 갈 때마다 인천의 중국집을 오전에 가고 점심시간 지난 1시 30분 면회를 하곤 한다.미광덕화원의 연이은 실패 이후이번에는 만수동 태화각.현금만 받고기다림이 심하다는 후기와 사진을 보니 왠지 가기 싫었던 곳.그래도 한 번 가보자는 생각, 사람이 꼬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방문.후기대로 착석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대략 40분 정도 소요.의자를 비롯해 인테리어는 그냥 삭는 대로 사용하는 곳.앞접시는 설거지 이후 물기를 닫지도 않는 체 나온다.위생이 중요하게 여긴다면 여긴 전혀 아닌 곳.주문 시간이 되면 주방장이 나와 주문을 받는다.다들 세트(짜장, 탕수육, 국물: 도대체 술도 안 파는 곳에서 비린내 가득한 국물을 왜 주는지 이해 불가)..

주절주절

1.돼지갈비를 탕으로 끓인다?. 쉽게 접근하기도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칠흑의 곰탕이 특별하다.끓이는 것도 맛있지만 1시간 20분 정도 소금만 쳐서 찌는 것는 특별히 맛있다. 모든 돼지의 갈비가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몇 가지 돼지로 해봤지만 버크셔만큼 고소한 돼지는 없었다. 괜히 순종을 찾는 것이 아니다. 버크셔를 만난지 11년째. 11년 동안 먹어보면서 경험한 것을 식당에 녹여내고 있다.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 힘을 믿는다. 2.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민지가 매장에 다녀가면서 몇 가지 선물, 특히나 점심으로 먹으라고 들기름 두부조림을 주고 갔다. 뭘 빠트려서 뭘 더 넣고 조려서 먹으라 하는데 그냥 먹어도 괜찮다. 살짝 나는 들기름 향이 너무 좋다.3. 함박스테이크 제육이다. 앞다리를 썰고 남..

식품 MD의 식탁 2025.04.12

우리 소금 자염

소금은 짜다. 간혹 단맛이 난다는 소금이 있다고 하지만, 단언컨대 단맛 나는 소금은 없다. “어 아닌데 좋은 소금은 맛보면 단맛이 도는데” 이러는 양반들이 있다. 이는 소금의 순기능 중 하나인 단맛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이 먼저 발현되어 그런 것이지 원래 단맛이 나는 소금은 없다. 우리 입안에는 양치를 하더라도 약간의 전분이나 포도당 등이 있을 수가 있다. 침을 모아 오물오물하면 아주 미세한 단맛을 느끼곤 한다. 그때 약간의 소금을 털어 넣으면 단맛이 확 산다. 각각의 재료 맛이 도드라질 수 있도록 기초를 탄탄하게 받치는 것이 소금이다. 꼭 필요한 사람을 소금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음식에서 소금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음식에 소금이 지나치면 짜고 덜 치면 싱겁다. 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요리..

식품 MD의 식탁 2025.04.08

아듀_덕화원

부평 덕화원을 오랫동안 응원했다.있던 지역이 재개발로 문을 닫았을 때 다시 열었으면 했었다.다시 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득달같이 방문했기도 했다.마침, 식당이 쉬는 날.덕화원이 있는 백운역 뒤편은인천가족공원과 가깝다.아버지 기일도 며칠 남지 않아 겸사겸사 방문.10시 15분경 도착하니 2착.11시부터 키오스크 등록하고 11시 30분부터 식사다.한 시간 지나 식사를 하러 가고 15분 정도 기다림.탕수육부터 나오기 시작한다.여섯 개 남짓 있는 테이블을 한꺼번에 조리한 듯 주문 순서만 다를 뿐 같이 조리한 듯싶다.맛보다는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듯.식사하는 사이 여러 명이 등록을 한다. 식사가 나온 시간은 11시 40분 정도. 그때 등록하면 1시 이후에나 식사 가능.나온 탕수육을 보니예전의 덕화원 탕수육이 ..

따봉 혹은 좋아요

점심에 오신 두 분의 남자 손님.고기를 구우러 왔다가 점심에는 하지 않아 얼굴에 서운함이 가득했다.대신 곰탕 특으로 주문하고는 소주를 청한다.소주는 원래 점심에 제공하지 않는다.그러나 서운한 얼굴이 생각나 한 병 건넸다.주문을 사실 받지 않으나 드리다고 하면서 말이다. 원칙은 원칙이니... 만두까지 추가해서 잘 먹고는.. 잔술도 한 잔씩 추가했다.계산을 하면서병뚜껑을 내민다.뭐지 싶어 자세히 보는데"정말 잘 먹었습니다"식당 열 때 이 말을 진짜 듣고 싶었다.그냥 서로 오가는 인사말이 아닌 곰탕 드신 분이 저절로 하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잘 먹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내민 병뚜껑은 따봉이었다. 옛날 사람 버전이고 지금은 '좋아요' 점심에 받은 따봉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진심이 통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