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과 직원식

새우젓은 수육에 양보하세요

foodenjoy 2025. 3. 6. 07:25

 

새우젓
정상적인 새우젓은 물이 거의 없다. 젓국이 많은 것은 물+소금+MSG+새우젓 넣고 양을 불렸다고 의심할 여지가 많다.

시간이 쌓인 새우젓은 맛있다.

그렇다고 케이크나 초콜릿처럼 맛있는 단맛이 아닌 맛있는 짠맛이고 감칠맛의 여운이 길다.

보통은 족발, 편육, 수육 3대장과 같이 먹는다.

돼지국밥이나 순댓국 먹을 때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돼지를 삶은 요리를 먹을 때는 나오는데

구울 때는 나오지 않는다.

멸치는 멜젓이라고 해서 나오는데 돼지와 궁합이 맞는다는 새우젓은 안 나올까?

아마도 고정관념이 생각의 발전을 막고 있기 탓이지 않아서 그러지 않을까 한다.

먹는 것은 한 번 고정이 되면 쉬이 바꾸지 않는다. 진보적 성향이 시간이 지나면 보수적으로 바뀌듯 먹거리의 환경은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다. 조금만 달리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먹던 그대로 먹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돼지고기도 멜젓을 처음부터 찍지 않았다.

2000년도 초반 제주의 흑돼지 전문점에 갔을 때 멜젓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그 당시 어디선가는 멜젓을 내었겠지만 지금처럼 거의 모든 곳에서 줄 정도로는 아니었다. 1박 2일 제주의 게스트 하우스의 족구 편 방영 이후 제주의 필수 소스가 되었고 점차로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1박 2일처럼 고정관념을 한 방에 날리는 '킥'이 없다면 보수적인 먹거리 판을 비집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돼지곰탕을 낼 때 새우젓을 같이 준다. 곰탕의 넣어 먹으라는 용도는 아니다. 토종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로 양념한 새우젓은 곰탕 수육과 함께 해야 제맛이다. 80도의 곰탕 국물은 새우젓의 풍부한 지방분해 효소를 무용지물로 만든다. 효소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온도가 65도가 넘어가면 효소는 굳는다. 효소의 활성이 사라져 소금 찍은 삶은 달걀 넣어 먹는 것과 같아진다. 새우젓은 곰탕 국물이 아닌 고기에게 양보해야 제대로의 새우젓을 제대로 먹을 수가 있다.

 

 

새우젓
새우젓이 맛있어지는 온도 0도. 토굴은 판매장이지 숙성 장소가 아니다.

새우젓과 함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새우젓을 사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이는 멜젓도 중요하다. 멜젓에 MSG 잔뜩과 물 넣고 양을 불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젓갈은 소스고 소스는 시간이 쌓일수록 맛 또한 쌓인다.

젓갈의 시간은 미생물의 시간. 미생물이 만드는 맛은 느리다.

 

 

칠흑에서는

1년 6개월 숙성한 새우젓만을 사용한다. 새우젓에 토종고춧가루만 넣어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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