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표고버섯을 키우는 방법은 두 가지.
배지와 원목이다.
배지는 시설비가 많이 든다. 표고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준다.
덕분에 사시사철 표고를 먹을 수 있다. 어디서든 항상 살 수 있다. '편리하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것이 있다. 항상 먹을 수 있게 되었으나 향을 잃었다.
2
원목은 시설비라는 게 배지 재배에 비해 덜 든다.
해를 가릴 수 있는 천막만 있어도 가능하다.
비용이 덜 드는 대신 시간이 배지에 비해 세 배 정도 들어간다.
균을 접종하고 1년 6개월 뒤에 버섯이 나오고 봄과 가을에만 수확이 가능하다.
3
둘의 가격은 비슷하다.
한쪽은 비용이
한쪽은 노동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래서 가격이 비슷하다.
맛은?
식각은 뭐 비슷하나
향과 맛이 다르다.
표고는 향으로 먹는 버섯이다.
선택을 무엇으로 할지 자명하지만 우린 그 선택을 잘 하지 않는다.
왜?
원목 표고의 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편리성'에 시나브로 길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4
고기 먹을 때 버섯 내는 곳이 많다.
새송이(느타리버섯류이지만)나 팽이버섯류처럼 식감으로 먹는 것은 배지든 뭐든 상관없지만
적어도 향으로 먹는 버섯이라면 원목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버섯을 낸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재료 본질에 맞게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5
원목 재배 버섯 산지가 바뀌었다.
제주에서 양양으로 바뀌었다.
양양에서 온 버섯을 맛봤다.
끝물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가을이 오면 다시 할 생각이다.
여기 버섯 맛있다.
생으로 먹어봤는데 향은 물론이고 은은한 단맛의 여운이 참으로 길었다.
6
점심에 나가는 만두를 '찐'에서 '군'으로 바꿨다. 곰탕에서 라드를 걸러 냈기에 맛이 조금 심심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귀찮더라도 구워서 나가기로 했다. 라드에 구운 군만두는 만두 중에서 '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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