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전문가 36

가래떡

어릴 적 인천하고도 부평에 살았다.내가 살던 동네는 뒷산이 있었다. 산을 넘어가면 공동묘지가 있었다. 겨울이 오면 산비탈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다.그렇게 겨울방학을 보내다가 설이 다가오면 엄마는 쌀을 불리기 시작했다.어린 나이임에도 내일 정도 새벽에 엄마 따라가면 뜨끈한 가래떡을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쌀을 빻고가루를 찌고가래떡을 뽑은 다음 다시 틀에 넣고 뽑아야 비로소 가래떡 완성이다.우리 것이 아님에 침만 꿀꺽 삼켰던 기억(쫌 주지)우리 집 순서.간단한 공정이지만떡이 나오기까지 아까 그 집 떡보다 두 배는 오래 걸리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서야 처음 나온 떡을 받아 든다. 기다림 끝에 우리 떡을 받아 입에 넣을 때의 만족감은 최고였다.그렇게 떡을 받아들고 나와 집으로 오면 보일러가 덜 들어가..

신포시장 산동만두

상호에는 만두가 들어 있지만 줄 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갈빵을 산다.  두 개의 긴 통로로 이루어진 신포시장.동인천 쪽에서 넘어왔을 때 첫 번째 골목의 시작은 닭강정이,그 끝은 산동만두가 책임을 지고 줄을 세운다.이는 주말만의 풍경.평일은 거의 그냥 산다.일단 닭강정은, 22살 딸아이 표현은가마로 닭강정보다 맛없다는, 이는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둘이 신포시장 놀러 갔다가 닭강정을 매장에서 먹었다. 바로 튀기고 버무린 닭강정은 맛이 없으면 간첩. 우린 그날 간첩을 살면서 처음 봤다.이후로는 신포시장 가끔 가더라도 딸아이는 줄 선 닭강정 사려는 인파를 보면서 닭강정이 더 맛있는데... 소곤거린다.신포시장에서 살만한 것이 이 공갈빵이다.차이나타운, 신포시장의 다른 점포에서도 공갈빵을 사봤지만단맛의 정도..

목포 코롬방

출장 가더라도 지역의 유명한 빵집은 잘 가지 않는다. 거의 안 간다고 해도 무방하다.근처에 갔을 때 사람이 없다면 한두 번은 간다. 줄을 조금이라도 선다면 바로 돌아선다.빵이 맛있다고 생각 든 적이 없기에 그렇다.코롬방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아마도 2018년 여름 정도였을 것이다.모 세프와 촬영 때문에 간 것이 마지막.그때도 촬영 때문에 먹긴 먹었지만 서울서 사 먹는 빠바와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목포역 근처에 차를 대고는 주변 사진을 찍고 다녔다.마침 사람이 없다.검색을 해보니 크림이 들어간 바게트가 대 유행이라는... 검색을 하다 보니 그제야 CLB(코롬방)와 이런저런 다툼이 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사촌끼리의 다툼이라고 하는데.. 관심 없다.사진 찍는 사이 젊은 친구 하나가 들어와서는 ..

수문식당_고흥_낙지 탕탕이

고흥 나들목에서 나와 바닷가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하천을 막은 수문이 하나 나온다.수문을 지나면 식당 하나가 손님을 맞이한다. 식당 이름을 예상해 보자.맞다 수문식당이다.  원래 목적은 주꾸미 탕탕이.주꾸미는 없고 사촌인 낙지는 있었다.낙지를 주문하니잠시 시간을 두고 상이 차려진다.    반찬과 탕탕이가 나온다.어라 밥이 없네조금 있으니 솥밥이 나온다.무엇으로 비비든 일단 밥이 맛있어야 하는데 합격굳이 솥밥이 아니어도 공깃밥만 아니면 괜찮다.   찬에는 고흥과 벌교 순천이 공유하는 여자만 지역인지라 꼬막이 나왔다.주름이 많은 새꼬막.   참꼬막은 맛이 좀 농후한 편.새꼬막은 깔끔한 편. 맛이 다르다. 그렇다고 가격 차이가 클 정도의 차이? 글쎄요. 비비고 먹는다.   여전히 비빔밥임에도 찬이 많다. 이건..

루틴

하루의 시작을커피 한잔 내리는 것으로 시작한다.원두는 정해졌다.20년 가까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면서 메뚜기처럼 이리저리 나라를, 원두를 옮겨 다녔다. 작년부터 정착한 원두는 두 개의 나라, 두 개의 원두 혼합.어느 날 섞었다가 맘에 들어 비율을 찾아 섞기 시작했다.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14g 내외콜롬비아 유기농 타타마 10g 내외봉투에서 살살 털어서 그라인더에 넣다 보니 매번 정확하지는 않다.그래서 그런지 어떤 날은산뜻한 신맛에 고소한 맛이 좋은 커피가 내려져 하루를 산뜻하게 시작한다.어떤 날은 신맛이 드세거나 아니면 고소한 맛이 드센 맛이 나온다.아주 가끔 기대하지 않게망조가 든 날은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멍한 맛이 나기도 한다. 딱 오늘이 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