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전문가 35

물미역이 맛있을 때

겨울을 보낸 미역이, 사실은 바다는 지금부터 본격 겨울이지만.지금이 가장 맛있다.울진 오일장을 찾았을 때할매들이 많이 권하기도 하고 지나는 이도 많이 찾던 것이 물미역이었다.나도 조금만 쟁반 하나 사서(3천 원)비단조개 사 와서 미역국을 끓였다.자연산과 양식 미역의 차이가 무엇일까?환경의 별반 차이는 없다.양식은 사람이 선호(성장성이 좋은) 하는 품종을 키우는 것이고자연산은 비슷하지만 다른 품종을 그냥 채취하는 것일 뿐이다.갯바위에서 딴다면 들고나는 물에 의해 잠시 쉼이 있다는 것이 자연산의 장점일 것이다.쉼이 있는 자연산 수산물이 양식하고 차이 나는 것이 이것이 아닐까 한다.쉬고 안 쉬고 말이다.우리도 쉼 없이 무엇인가를 끓임 없이 한다면 우리의 몸과 정신은 남아나지 않듯이 말이다.딱 지금 이 기기에 ..

버릇처럼 말하는 비과학 1_잡내 나는 고기는 상한 고기다.

고기의 잡내는 날까 안 날까? 인터넷을 뒤져 보거나 혹은 방송에서 알만한 이들이 잡내를 제거하고 조리를 하라고 하니 그리해야 할 듯하지만, 막상 요리를 하려고 냄새를 맡아보면 딱히 무슨 냄새가 나는지 갸우뚱하게 된다.먼저 답부터, 예전에는 냄새가 났고 지금은 나지 않는다. 만일 지금 냄새가 난다면 그건 상했거나 상하려고 하는 고기다. 지금의 환경에서는 냄새가 날 틈이 없다. 도축서부터 식탁까지 모든 과정이 콜드체인 아래에서 유통한다. 도축 후 하루 동안 0도 근방에서 계류를 한다. 그러고는 부위별로 나눈 다음 진공포장을 한다. 공기를 없애는 것은 부패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진공 상태에서 냉장차로 이동하고, 작업한 다음 냉장 쇼케이스에서 진열한다. 소비자가 사서 집으로 오는 과정을 빼고는 대부분 냉장고 안..

우리흑돈 앞다리 조림

11월 30일부터 숙성하고 있던 앞다리살.2kg 정도 되는 덩어리 일부를 잘라 찜을 했다.찜이라기보다는 간장 양념에 조린 것이다.자작 자작한 국물이 있으면 보통 찜이라고 하는데찜은 쪄야 하는데 이건 물에 삶았으니 조림이다. 숙성한 우리흑돈과 제철 제주 당근으로 조림을 했다. 숙성한 우리흑돈 앞다리살, 돼지고기를 숙성해 보면 소고기처럼 드라마틱 하게 맛이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경험이 그렇다. 소고기는 숙성한 것의 포장을 풀었을 때 향긋한 요구르트 향이 나는 반면에 돼지고기는 비슷한 냄새조차 없다. 조리하면 달라지겠지 해도 쿠팡이나 컬리에서 배송받아서 조리하는 것하고 향이나 맛에서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조금, 그나마 숙성을 통해 조직감이 약간 부드럽다는 차이 정도. 그래서 돼지고..

카레 만들기

내가 카레를 하는 방법은카레 가루, 브랜드는 상관없다. 오뚜기든 하우스 카레든 말이다. 카레 가루를 사고는 정향과 코리앤더 홀을 살짝 볶아서 넣는다. 강황을 따로 더해 향과 맛을 풍부하게 만든다.주로 카레를 만들 때가 토종닭으로 백숙이나 구이를 한 다음이다.아니면 버크셔 K로 국밥을 끓였을 때도 만든다. 백숙을 먹고 난 다음 남은 뼈로 육수를 우리면 기막힌 맛의 육수를 만들 수 있다. 육수가 좋으니 당연히 카레 맛도 좋을 수밖에.며칠 전 버크셔로 국밥을 끓이고 난 후 카레를 만들었다. 감자, 고기, 양파를 삶고는 갈아 버렸다. 유니가 어린아이 때부터 하던 방식이다. 채소를 갈아버리니 별 불만 없이 카레를 잘 먹었다. 어떤 채소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먹는다. TV에서 봤던 방식을 따라..

버거킹 폴드비프

수비드한 고기를 찢은 고기를 더했다는 폴드비프일단 짜다. 맛본 딸내미도 짜서 못겠다는... 1990년대 후반의 버거킹 와퍼는 진리였다. 갈수록 버거 3사의 수준이 비슷하게 맛이 없어지고 있다. 신기하게도 나오는 신제품도 공통적으로 이름만 근사하다. ​광고에서는 기능을 과장해서 광고를 하지 않는다.핸드폰의 경우 안 되는 것을 된다고 하는 식의 광고를 하지 않는다.하지만식품의 경우는 '조리예' 표시와 함께 있는 힘껏 과장광고를 한다.화면 속의 햄버거와 실제의 햄버거는 거의 60% 정도 차이가 나 보인다. 비단 햄버거뿐이겠는가... ​

식혜

식혜를 가끔 만든다.요양병원에 계신 엄마가 좋아하시기도 하고 남은 밥의 처리도 할 겸 해서 만든다.식혜 만들기는 쉽다.재료도 간단하다.밥, 엿기름, 물, 설탕 네 가지에 시간을 더하면 만들어진다.밥과 물, 엿기름을 넣은 다음 보온상태에서 하룻밤을 재운다.엿기름의 당화효소가 밥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분자 단위로 분해하는 것은 아니고 전분 일부를 엿당으로 분해하는 수준.엿기름과 하룻밤 보낸 밥알 중에서 가벼운 것은 위에 동동 뜬다. 슬쩍 보면 구더기처럼 보이기도 한다.이 상태에서 한소끔 끓이면 당화효소의 활성이 사라진다. 효소 또한 단백질로 팔팔 끓는 조건에서는 달걀이 익듯이 효소 또한 익는다.끓인 다음 설탕을 넣고 단맛을 조절한다. 미리 넣을 경우보다는 깔끔한, 엿 냄새가 덜 난다. 구수한 맛을 ..

짜장면_신월동의 중식당

음식 이름이자 상호다.식당 이름이 짜장면이고짜장면, 짬뽕, 탕수육만 판다.나는 단순한 메뉴 구성을 좋아한다.이거저거 하는 것도 좋지만, 깔끔한 구성을 선호한다.그래서 개업하는 식당도 메뉴가 단순 명료하다. 국밥 하나 구이 하나.메뉴는 단순해도 내고자 하는 목적은 또렷하다.'만족'암튼 일단 메뉴 구성이 마음에 들어 방문.유니와 집에서 걸어서 8분 거리.11시 오픈 시간에 맞추어 갔다.유니는 짜장나는 짬뽕그리고 탕수육은 그냥과 숙주 볶음이 올려진 것 두 가지.아무 말 하지 않으면 부먹이다.사실 부먹, 찍먹보다 중요한 것이 탕수육의 맛.탕수육이 맛없으면 부먹이든 찍먹이든 맛없다.여기 탕수육은 등심을 튀겼다.,튀김옷이 15% 정도 고기가 나머지로 고기 함량이 높다.튀김할 때 후춧가루를 넣고 해서 그런지 강한 후..

하겐다즈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맛있다.비싼 게 흠이지만 어쩌다 먹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중에서 내 1픽은 바닐라. 이거저거 들어간 것보다 깔끔한 맛의 바닐라를 가장 좋아한다.2등은민초. 향이 조금 약하다는 것이 흠. 그래도 색소 없이 누런 색깔의 민초를 좋아한다.3등은마카다미아. 어떤 아이스크림보다 고소함이 좋다.​#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음식 #음식강연 #음식인문학 #식품MD #식재료전문가 #오일장

닭도리탕 레시피 _30년 차 식품 MD 비법

나는 닭도리탕 할 때 고추장을 잘 쓰지 않는다.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불현듯 된장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 했더만 맛이 좋았다. 그 이후로는 거의 된장만 쓴다.된장으로 끓이면 더 깊은 맛이 난다. 특히 잘 묵은 장을 쓸수록 맛은 깊어진다. 장의 숙성시간에 비례해 맛이 좋아진다. 전통장류는 대기업 장이 흉내 낼 수 없는 맛이 있다. 그것은 어떤 과학으로도 흉내 내기 어렵다. 시간이 쌓이고 쌓여 만드는 맛은 과학은 만들어낼 수 없다.  레시피를 이야기하자면물을 끓인다.따로 닭을 씻긴 씻는데 핏물 빼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핏물 뺄 때 수용성 아미노산도 같이 빠진다. 즉 닭 맛이 빠진다. 이는 잡내 제거한다고 한 번 끓이고 다시 끓이는 것보다는 덜 어리석지만, 어리석음에 덜과 ..

가래떡

어릴 적 인천하고도 부평에 살았다.내가 살던 동네는 뒷산이 있었다. 산을 넘어가면 공동묘지가 있었다. 겨울이 오면 산비탈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다.그렇게 겨울방학을 보내다가 설이 다가오면 엄마는 쌀을 불리기 시작했다.어린 나이임에도 내일 정도 새벽에 엄마 따라가면 뜨끈한 가래떡을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쌀을 빻고가루를 찌고가래떡을 뽑은 다음 다시 틀에 넣고 뽑아야 비로소 가래떡 완성이다.우리 것이 아님에 침만 꿀꺽 삼켰던 기억(쫌 주지)우리 집 순서.간단한 공정이지만떡이 나오기까지 아까 그 집 떡보다 두 배는 오래 걸리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서야 처음 나온 떡을 받아 든다. 기다림 끝에 우리 떡을 받아 입에 넣을 때의 만족감은 최고였다.그렇게 떡을 받아들고 나와 집으로 오면 보일러가 덜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