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MD의 식탁 33

자염과 나

2000년 초반, 초록마을을 한창 기획할 때 내게 선물처럼 찾아온 소금이 자염이었다.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전통 소금을 천일염으로 잘 못 알고 있었다. 우리네 소금은 자염, 바닷물을 끓여서 만든 것이 우리 전통 소금이었다. 천일염은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들여온 방식이었다.우리네 바닷가에 송림이 우거진 곳을 간혹 본다. 이렇게 송림이 만들어진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배를 만드는 재료.바람을 막는 방풍림.그리고 소금을 만들기 위한 땔감이 이유였다고 한다.   바닷물을 대충 모아서 끓이는 것이 아니었다.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을 고르고 구덩이 파서는 독을 묻는다. 다시 물이 빠지면 장독을 꺼내 끓여서 만든 것이 자염이었다. 지금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예전 조선시대에는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

식품 MD의 식탁 2025.02.28

돼지국밥과 피난민

식재료 관련 책을 준비하면서 네이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뉴스 라이브러리를 간혹 찾는다. 몇몇 메이저 신문사의 기사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약점이지만 이름만 되면 알 수 있는 신문기사인지라 자료의 신빙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자주 찾는다. 돼지 관련해서는 삼겹살을 과연 언제부터 왜 먹기 시작했을까?를 찾다가 우연히 든 생각이 당면 순대는?돼지국밥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가 궁급해졌다. 1960년 돼지 관련 기사를 찾다 보니 국밥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본격 돼지 사육은 1960년대를 지나면 서다. 이전에는? 그냥 집에서 몇 마리 키우는 정도였다.1927년 3월 19일 동아일보에는 전국적으로 키우는 돼지 숫자가 실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전국에 돼지를 키우는 농가는 대략 73..

식품 MD의 식탁 2025.02.23

33데이를 멈춰라

1985년 7월 14일 자 조선일보를 보면 이런 기사가 있다.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적은 등심, 방앗살(안심)을 최상육, 뒷다리를 상육, 어깨살을 중육, 삼겹살을 하육으로 친다. 중육의 경우 단백질이 20.7%, 지방이 7.8%로 나머지는 수분이며~’라는 기사가 있다. 기사는 삼겹살을 가장 선호하는 현재와는 전혀 동떨어진 내용이다. 우리는 어쩌다 삼겹살의 민족이 되었을까? 그때는 왜 뒷다리를 선호했을까? 정확하게 분석을 해 놓은 자료나 글은 없다. 예전 70년대와 80년대 돼지 관련 신문기사를 바탕으로 추측을 해본다. 추측이다. 추측은 조금 있으면 진행할 33 데이에 대한 중단을 요청하는 또는 행사 변경을 요청하기 위해 했다. 쓸데없는데 돈 좀 쓰지 말라고 말이다. 돈 쓰고 욕 처먹고, 대책 마련하는 웃..

식품 MD의 식탁 2025.02.22

양파를 볶아서 갈색으로 만드는 것은

카레 만들 때 양파를 볶는 것을 캐러멜제이션으로 알고 있지만 아니다. 음식의 갈색화 반응 두 가지.메일라드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이다.우선 메일라드는 당 + 아미노산의 반응에 열이 있으면 반응이 급격히 일어나는 반응이다.식빵의 반죽이 오븐에서 구울 때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대표적 반응이다. 혹은 고기의 겉이 먹으직스런 진한 갈색으로 변하는 것 또한 그렇다. 그렇다면 캐러멜 반응은 당과 열의 반응이다. 아미노산이나 기타 다른 것이 관여하지 않는다. 오징어 게임에서 달고나 만드는 과정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설탕이 열에 녹아 투명 액체가 되고는 탄산수소나트륨(소다)을 넣는 순가 급격한 반응이 일어나면서 갈색의 물질이 된다. 여기서 소다 역할은 화학반응에 가속 역할.캐러멜 반응은 당분과 열이 있어야 반응이 일..

식품 MD의 식탁 2025.02.15

콩나물 삶는 비법

이란글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레시피를 전문으로 소개하는 사이트에도 같은 내용으로 있다.내용인즉,콩나물 삶을 때 소금 대신 식초를 넣어야 더 아삭거린다는 비법 소개다.콩나물 삶을 때 소금을 넣는 이유는 끓는 점을 올리기 위함이다. 끓는 점이 오르면 삶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이는 소금을 넣든 설탕을 넣든 마찬가지다.물은 100도가 최대의 온도다. 순순한 물 자체로는 온도가 더는 올라가지 않는다.이때 소금을 넣으면 물리적 변화로 인해 물의 온도가 10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이런 현상을 '끓는점 오름'이라고 한다. 오르는 것이 있으면 반대로 내림도 있다. 한겨울 바닷물이 잘 얼지 않는 현상이나 설탕물이 냉동고에서 서서히 어는 것과 같다. 이는 '어는점 내림'이라고 한다. 콩나물 ..

식품 MD의 식탁 2025.02.07

쿠팡에서 쌀을 산다는 것은

최근에 쿠팡에서 유기농 현미를 샀다.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보고는 놀랐다.상품의 퀄러티가 개판이었다.겨가 그대로 있거나사진에서 보듯이 꽤 많은 청치가 보였다.청치는 덜 여문 쌀이다. 수많은 나락이 동시에 잘 익지는 않는다.어떤 것은 제대로 익고 어떤 것은 덜 익은 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건조한 다음 도정할 때 청치는 색채선별기로 가려낸다. 가려낸 것은 사료 등으로 사용한다.쿠팡에서 산 현미에서 이렇게 많은 청치가 나오는 이유는 추측하자면1. 고마진이 원인이 아닐까?2. 보통은 색채선별기를 2단계 혹은 3단계까지 하지만 돌리는 만큼 품질은 좋아진다. 좋아지는 만큼 로스다.3. 고마진을 때우기 위해 색채 선별기를 대충 돌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갈수록 신선식품의 품질이 개판이 된다는 느낌이 든다. 마진을..

식품 MD의 식탁 2025.02.07

MSG 공화국

#적당히사용합시다  시간이 날 때 가끔 일본  유튜브의 식당 소개를 본다. 방송은 두어 가지 정도. 우리네 식당 방송 프로그램과 달리 연출이 없어 보여서 자주 본다. 하루 종일 옆에 붙어 있으면서 찍고 질문한다. 실제에도 없는 메뉴 연출도 하지 않는다. 그냥 일상을 찍고 소개한다. 우동, 소바, 카레, 돈카츠, 라멘 등 일상에서 늘 먹는 메뉴를 주로 한다. 신기한 것은 그 모든 것이 1인분이 된다는 것이고 터미널 식당처럼 메뉴가 많지만 주방에서 모두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1인 분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안 되는 경우가 더 드물다. 주방의 하루 시작은 육수 만들기로 시작한다. 어디 어디 가쓰오 부시, 멸치, 고등어, 전갱이 말린 것, 다시마, 닭 뼈, 돼지 뼈 등으로 육수를 낸다.그에 맞는 간장..

식품 MD의 식탁 2025.02.07

빽햄이 논란이다.

빽햄이 논란이다.기사를 살펴보니 과장 할인이라는 소비자의 지적에 대해 해명한 백종원 대표의 해명이 논란을 더 지폈다.백 대표의 주장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자면1. 후발주자라 생산단가가 높다.: 일부 일정한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세상에서 생산량은 곧 단가 '깡패'다.: 그렇다고 과장 할인에 대한 면죄부는 아니지 않나 싶다.2. 고기 함량이 낮은 것은 원가를 줄이기 위함이 아니다.: 예전에 빽햄을 생산한 대상(주)와 빽햄과 같은 프레스 햄을 만들기 위해 협상한 적이 있다. 기억으로는 1회 생산량이 10만 개였다. 백 대표의 100원의 재료비를 아끼지 않았다는 주장. 100원이 작아 보이나 실상은 1회 생산 비용으로는 1천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 돈이다. 식당 메뉴 기준으로 100원이 별거 아니다. 하루..

식품 MD의 식탁 2025.02.06

옛날 짜장의 옛날은 언제 적 옛날일까?

1962년 조선일보의 기사 일부, 짜장면 만드는 법.기사를 찬찬히 읽어보면짜장면 고명으로 우엉 올리는 것도 색다르지만양파가 없는 것 또한 재밌다. 우리가 아는 짜장면의 비주얼은 양파가 우선 많다. 썰어서 기름과 춘장에 볶는 것은 같아도 썬 양파의 크기는 제각각. 잘게 썬 곳도 있고 크게 썬 곳도 있다.일전에 경북 문경에서 양파 유통하는 후배한테 들은 이야기는 중식당에서 선호하는 양파는 둥근 양파보다는 편형을 좋아한다고. 이유인즉, 썰기 편하기 때문이라는.그렇다면 우리가 짜장면을 떠올리라고 하면 양파, 춘장, 돼지고기 정도다. 언제부터 양파가 우리네 짜장면의 조연이 되었을까?미스터 션사인 드라마를 보면 함안댁과 행랑아범이 유진 초이에게 짜장면을 대접받는 장면이 나온다. 검은색 춘장으로 맛을 낸 짜장면이 나..

식품 MD의 식탁 2025.02.02

고기만큼 상추도 중요하다.

쌈은 맛있다.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식이섬유로 싸먹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다.다들 탄수화물에 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를 싸서 먹는다.햄버거는 번 사이에 패티와 채소를 넣는다.타코는 옥수수로 만든 토티아로 고기, 채소 등을 말아서 혹은 싸서 먹는다.짜조, 만두 다 비슷하게 탄수화물이 바탕이다.질긴 로메인 상추가 들어가 있는 햄버거는 맛없다.쌈이 민족이고, 쌈을 좋아하지만시간이 지날수록 쌈이 맛이 없어진다.없어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딸아이의 버킷리스트인 돼지갈비.가장 애정하는 33숯불갈비로 갔다.오랜만에 인사를 나누고 돼지갈비를 주문.직접 포를 떠서 매일 양념하는 식당이다.갈비 양념도 들쩍지근하지 않고 적당한 단맛이 있어 딸과 내가 가장 좋아한다.여기 돼지갈비는 말하지 않아도 맛있다.돼..

식품 MD의 식탁 202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