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 오는 주말의 작은 이벤트.
'김치전'
곰탕을 맑게 거를 때 나오는 것이 돼지기름, 즉 '라드'다.
나눠주거나 냉동을 해 놓았다가 비 오는 날 '김치전'이 생각났다.
전이라는 것은
즉시성이 있어야 제맛.
게다가 라드에 부친 전이라면 이건 '히트다 히트'.
식당 앞이
홈플러스. 가서 우리밀 한 봉지를 사와 라드에 김치전을 구웠다.
비가 추적추적 올 때
나는 타닥타닥 주방에서 김치전을 바로 구워서 내드렸다.
다들 좋아한다.
#그러면된거다
주말에 비가 온다면 라드에 바로 구운 김치전 드시러 오세요.
(점심 한정, 막걸리 없음)
2
스텝밀 혹은 노동식. 노동식은 왠지 이름처럼 들린다. 점심 노동 후에 먹은 음식으로 나는 주로 노동식으로 부른다. 친구 같다.
오늘의 노동식은 짬뽕.
돼지고기 정형하고 남는 것이 꽤 많다.
그것도 활용할 겸 짬뽕을 볶았다.
홈플러스에 가서 대서양에서 날아온 선동오징어 한 팩을 샀다.
작은 오징어 5~6마리가 손질해서 들어 있다. 가격은 8천 후반.
중식용 면도 샀다.
라드에 돼지고기를 불이 나도록 볶아도 불 맛은 나지 않는다. 웍 소리 잠깐 나고 불 맛이 난다면 아마도 스모크 향이 아닐까 한다. 하긴 '불맛=탄맛'이니.
오징어 두 마리를 대충 잘라서 손질하고는 볶던 돼지고기에 수비초 고춧가루를 투하. 양파까지 더 넣고
2분 정도 볶다가 맑은 돼지곰탕 육수를 더해 끓인다.
불을 끌 타이밍을 잡는다.
15초 전, 오징어를 넣는다.
이 정도 타이밍에 넣어야 오징어 맛이 살아 있다.
오래 끓이면 고무처럼 질겨지는 게 오징어다.
오징어와 흑돼지가 잔뜩 들어간 짬뽕이다.
3
주절주절은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끄적거린다.
어제 출근길.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우리 아파트는 오래된 아파트로 긴 복도식 아파트다) 주차장 쪽 문을 여니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눈 높이에
진해지고 있는 벚나무 잎이 있었다.
잎이 난다,
잎이 진해진다는 것은
봄이 간다는 의미.
52번째의 봄이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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