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식탁

여수 낭도애 밥상

foodenjoy 2025. 3. 29. 16:19

여수 낭도애식당

여수에서 가장 맛나게 먹은 밥..
반찬은 갯수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밥상이다.
낭도애식당.

 

경향신문 지극히 미적인 시장에 쓴 글.
"전라도 백반은 차고 넘쳐야 한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거나 그러기를 기대한다. 2000년부터 전라도를 다니며 백반을 먹었다. 나주에서 영암 가는 국도변에서 처음 먹었던 기사식당의 백반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난다. 나주와 영암의 경계인지라 반찬에 토하젓(나주시 세지면 특산물이었다)까지 있던 백반은 참으로 맛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전라도에서 백반을 먹지 않았다. 찬의 수는 비슷한데 젓가락 가는 찬이 점차로 줄어들었다. 맛있던 밥상은 사라지고 형태와 숫자만 비슷한 밥상만 남았다. 여수를 지나 섬이었던 낭도로 갔다. 여수와 이웃한 고흥으로 다리가 놓이면서 낭도는 이제 육지가 되었다. 작은 해변이 있는 낭도를 돌아보다 밥집을 찾아 들어갔다. 백반을 주문하고 반찬이 차려졌다. 오랜만에 전라도의 참맛을 봤다. 여수 시내에 있는 상다리 휘어지는 백반집 차림과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1국 8찬. 사실 이 정도도 많다. 한 끼라도 집에서 이렇게 차려 먹기 힘들다. 보통은 바닷가면 생선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고기가 대신했다. 그럴 거라 짐작하는 이는 여행객. 현지 사람들은 매일 보고 먹는 게 생선. 없는 생선을 아쉬워하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쉬움은 음식이 입에서 목으로 사라질 때 같이 사라졌다. 찬 하나하나 맛이 있었다. 무침이든 장아찌든 국이든 맛있었다. 밥을 먹다가 서대회무침을 따로 주문했다.
반찬 솜씨를 보니 무침도 맛있을 거 같아서 말이다. 예상은 맞았다. 이웃에 있는 100년 도가의 막걸리로 빚은 식초로 무친 서대회는 최고였다. 밥 먹는 사이 이장님도 손님과 주문을 하고 있었다. 맛집이 아닌 밥집에서 맛있는 밥을 먹었다. 낭도애식당 010-2997-3297"